프로 생리컵 유저
생리컵을 사용한 지 거의 8년? 9년 정도 된 것 같다.
생리컵을 쓰기 전에는 생리혈이 샐까 봐 불안해하고 생리대를 고정시키기 위해 속바지도 입느라고 여름에 덥고, 습하고, 짓무르고 난리도 아니었던 것 같다.
질염도 자주 났었고.
생리컵을 쓰고 난 후에는 피부 관련한 문제가 없었고 질염도 거의 걸리지 않았다.
물론 밖에서 컵을 비우고, 씻고, 다시 질 안에 넣고 하는 그런 과정들은 귀찮았지만 생리컵을 쓰면서 나아진 삶의 질이 생리컵의 단점을 모두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생리컵을 바꿔보자
상당히 쾌적하게 살았는데 문제는 착용 후 불편함이었다.
나는 자궁경부가 짧은 편이라 컵 길이가 짧은 플뢰르컵을 사용했었는데 (심지어 손잡이를 좀 잘라서) 이게 좀 딱딱하기도 하고 내 몸이 변했는지 점점 내부 압박이 느껴져서 불편했다.
배가 좀 아프고 속도 불편했는데 컵을 빼보면 괜찮아지는 걸 봐서는 컵 때문인 것 같았다.
플뢰르컵을 오래 쓰기도 했고 다른 것도 써보고 싶었다.
(+플뢰르컵은 이제 개인 구매가 막혀서 다시 살 수도 없다...)
생리디스크, 포이컵
생리컵을 처음 쓸 때는 국내 제품이 없어서 다 수입이었는데 요즘에는 국내 제품도 많다고 한다.
생리컵을 바꿔보려고 찾다가 2년전에 펀딩 했었던 생리디스크 포이컵이 생각나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포이컵을 선택한 이유는 의료용 실리콘, 여성 개발자 등등이 아니라 딱 하나, 압박과 이물감이 전혀 없다는 것에 끌렸기 때문이다.
양 많은 날에 생리혈이 조금 새는 거야 생리컵 쓸 때도 마찬가지고, 생리대를 같이 쓰면 되니까 문제가 안 되었다.
일단 구성품은 생리디스크와 주머니, 사용설명서가 있었다.
나는 월경 디스크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원형의 디스크 부분이 57mm, 손잡이 고리가 26mm로 다 합치면 83mm로 상당히 긴 편이다.
(이걸 미리 봤어야 했는데...)
포이컵 착용 방법
착용 방법이 좀 달라서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생리컵을 내가 무려 8년이나 썼는데 이것쯤은!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얕봤다.
포이컵은 아래 사진처럼 중간을 눌러서 삽입하면 된다.
질 중간에서 끼여있는 채로 생리혈을 받아내는 생리컵과 달리 생리디스크는 질 천장에 걸쳐져서 혈을 받아내기 때문에 압박감이 없다고 한다.
이게 이론상으로는 완벽한데 실제로는 질 천장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 때문에 장착이 어렵다.
첫 시도 실패
직접 시도해 봤을 때 넣는 건 어렵지 않게 넣었다.
그런데 다 컵이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몸 밖으로 고리가 나와있은 상황...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이물감 없다며? 이물감 엄청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자궁경부까지의 길이가 짧은 편인데
1. 짧아서 다 안 들어가거나
2. 경부에 걸려서 끝까지 들어가지 못하거나
근데 둘 다 일 것 같은 게, 디스크 중간을 눌러서 길쭉하게 만들면 9cm이다.
몸속에서 펴지겠지만 내 공간이 좁은데 펴져서 길이가 짧아진들 감당이 될까....??
한 번은 진짜 이물감도 느껴지지 않고 잘 착용했구나, 성공했구나! 했는데 화장실 가서 고리를 건드리는 순간 피파티.... ㅎㅎㅎㅎㅎㅎㅎ
아마 디스크가 월경혈을 받아서 모아주고 있던 게 아닌 단순히 입구를 막고 있었고, 내가 건드리면서 퐉 쏟아진 것 같았다.
아침부터 진짜 상쾌하게...
쓰다 보니 또 화가 나네.
그냥 다른 컵 쓸걸.
번갈아가면서 쓸 거 생각해서 두 개나 샀는데ㅠㅠ
다시 시도...?
생리컵 처음 쓸 때도 힘들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건 뭐 아예 다 들어가지도 않으니 내 몸에 안 맞는 건가 생각도 든다.
자궁경부까지의 길이가 짧다고는 해도 평균은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도 안된다고...??
이번 주기에는 생리 디스크 도전이 피파티를 몇 번이나 열면서 처참하게 실패로 끝났다.
어쩔 수 없이 탐폰과 생리대로 버티긴 했는데 너무 불편했다.
특히 잘 때 탐폰을 사용한 채로 잔다는 게 불안했다.
이미 나는 컵에 익숙해진 몸이라 디스크든 컵이든 어떤 것이라도 사용을 해야겠다.
일단 다른 컵을 사서 사용하고 다시 디스크를 도전해 보던지 해야지.
디스크를 두 개나 사서 아깝기도 하고 진짜 제대로 쓰면 이물감이 없다니까...
나는 의지의 한국인이니까 한 달 뒤에 다시 도전!
/내 돈 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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