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과 관련된 것 중에 대부분이 그렇기는 하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고,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청첩장이다.
결혼 소식을 상대에게 처음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형식, 표지, 문구, 종이 재질, 봉투, 스티커 등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더라 ㅋㅋㅋ
바른*카드, 보자*카드 등등 청첩장 제작 업체의 탬플릿도 워낙 예쁘고 인쇄까지 잘 나와서 그냥 돈 주고 편하게 만들면 된다.
좀 비싸기는 하겠지만 약간의 지출로 편하게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냥 업체의 탬플릿으로 대충 만들려고 했는데 오빠가 옆에서 그랬지... '네가 안 만들면 좀 아쉬울 것 같아.'
음... 엄... 그래 그럼 만들지 뭐...
구성 생각하기
청첩장을 어떻게 만들지부터 생각해야 했다.
1장으로 할 건지, 좌우 또는 상하로 펼쳐지는 2단으로 할지 또는 정말 특이한 청첩장을 만들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1장 엽서형은 너무 빈약해 보이기도 하고 부모님 성함, 결혼식 초대 문구, 약도 등등 다 넣으려면 공간이 부족해서 무난하게 2단 엽서형으로 결정했다.
청첩장 탬플릿이랑 실제 지인들의 청첩장도 참고해 가면서 어떤 느낌으로 만들고 배치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Simple is best.
깔끔하게 흰색 청첩장으로 간다.
일러스트 그리기
일단 결혼 사진 중에 예쁜 사진을 골라서 그림을 그렸다.
표지에 넣을 일러스트 하나랑 내지에 들어갈 일러스트 하나 해서 2개를 준비했다.
이때는 내가 만들겠다고 결심한걸 조금 후회했다.ㅋㅋㅋㅋㅋ
퇴근하고 틈틈이 그리려니까 힘들어 힘들어...
청첩장 내용_초대 문구, 약도, 교통편 등등
청첩장을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예랑한데 말했다.
내가 만들 테니 오빠는 문구를 써! (하지만 결국 컨펌은 내가...)
지인들의 청첩장을 보니 만나게 된 스토리, 직업, 계절 등등을 넣는 것 같아서 비슷하게 작성했다.
사실 이 부분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정말 단순하게 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모님의 최종 컨펌이 필요할 뿐.
결혼식장 약도는
1. 결혼식장 홈페이지에서 다운을 받거나
2. 지도를 캡처하거나
3. 직접 그리는 방법,
4. 또는 업체에 맡기기 등등 이 있다.
이 중에서 나는 제일 귀찮은 직접 그리기를 선택했다.
일단 예식장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한 약도는 청첩장이랑 안 어울렸고, 지도를 캡처하는 건 더더욱 별로였다.
이왕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구성하고 만드는데 약도 하나 더 만들지 뭐.
손으로 그린 건 아니고 미리캔버스에서 작업할 때 도형을 이리저리 배치해서 약도로 만들었다.
교통편 안내는 예식장 홈페이지에 있는 부분을 그대로 복붙.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_미리캔버스
직접 인디자인이나 포토샵, 일러스트로 만들 수도 있기는 한데 전문가가 아니기도 하고 굳이...?
미리캔버스라고 좋은 툴이 있는데 뭐 하러 익숙하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쓰나.
미리캔버스가 진짜 좋은 점이 무료인 것도 있지만 탬플릿도 많고 사용 방법이 단순해서 초보자들도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고 아님)
내가 구상한 청첩장이랑 비슷한 탬플릿을 골라서 그걸 바탕으로 요리조리 옮기고 추가하다 보면 완성되어 있다.
오른쪽 상단에 인쇄물 제작 버튼을 누르면 바로 인쇄 주문도 가능하다.
인쇄 크기 및 용지 등 옵션을 선택하고 (ex. 2단 엽서 카드, 100*150mm, 아코팩 250g) 주문하기 누르면 끝!
미리캔버스로 파일만 만들고 인쇄 제작은 다른 업체로 해도 된다.
미리캔버스 인쇄 비용이 싼 편은 아니라서 인쇄를 다른 업체에서 하면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크기나 접히는 부분, 잘리는 영역이 의도한 대로 잘 나올까 불안해서 그냥 보이는 대로 인쇄하려고 미리캔버스에서 인쇄까지 진행했다.
불안함을 돈으로 해결한다!
인쇄하기 +비용
얼추 다 완성하고 부모님 컨펌까지 다 마친 후에 실제로 인쇄를 하려니까 불안해서 10장만 인쇄 주문을 했다.
실제로 받아보니 크기와 용지는 마음에 들지만 글자 크기가 작고, 글자색이 더 선명했으면 좋겠고, 그림을 좀 더 키워야 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추가로 수정을 하고 다시 인쇄했다.
돈은 쪼금 더 썼지만 그래도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ㅋㅋ
청첩장 총 310장, 봉투 400장, (만드는 김에 같이 만든) 신랑 측 식권 200장, 신부 측 식권 200장까지 해서 14만 원 정도...?
청첩장 업체에서 만드는 거랑 엄청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가 의도한 대로 인쇄가 돼서 만족한다.
사진으로는 좀 안 선명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깔끔하게 잘 나왔다.
그리고 만드는 김에 같이 만든 식권ㅋㅋㅋㅋ
버스 안내
친척 어른들, 부모님 손님들께서는 포항에서 올라오시는데 버스 대절 정보도 함께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했다.
물론 버스 안내 카드가 실제로 소용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초대하는 내 입장에서는 뭐라도 신경 써드리고 싶어서 만들었다.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손님이 적을 것 같아 소량만 필요한데 미리캔버스 인쇄는 200장이 최소 수량이라 이건 집에서 직접 인쇄했다.
문구점? 같은 데서 아트지를 샀는데 아트지가 표면이 빤딱빤딱하고 두꺼운 용지라 잘 나올지 걱정이었다.
사진 버전으로 인쇄했는데 잉크도 안 번지고 잘 나왔다.
이건 우리 부모님용 청첩장에만 쇽쇽 넣었다.
청첩장도 준비 끝
청첩장을 받으면 접혀는 있는데 봉투에 넣는 것과 스티커 붙이는 건 가내 수공업이다.
퇴근하고 약간 멍 때리면서 봉투 넣고, 붙이고 하다 보니 거의 다 만들었다.
회사에서는 구성, 디자인 초안만 하고 최종 디자인과 인쇄는 업체에 맡겼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하게 될 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첩장에 욕심 있는 게 아니라면 그냥 돈 주고 만듭시다.
/내 돈 내 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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