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에 가고 싶어서 수능 공부를 하려고 회사를 뛰쳐나왔다.
그리고 반년만에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왜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물었다.
나름 괜찮은 회사가 될 것 같고, 좋은 사람들인 것 같았으며, 그 안에서 성장할 내가 기대되었다.
실제 나에 대해 어떤 평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찾아주고 불러주는 게 고마웠다.
쉽게 오지 않을 기회였고 나는 욕심이 났다.
그런데 수능 공부를 지금 그만두면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후회하겠지 뭐...) 이렇게 쉽게 그만두려고? (안 쉬웠다...) 해보지도 않고 이렇게 도망치는 거야? 등등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부끄러웠다.
그렇게 허무함과 실망으로 범벅되어 지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눈앞에 당장 손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기로 했고 수능 문제집을 덮었다.
어렵게 다짐해서 스스로에게 마련한 시간을 실패도 성공도 없이 마무리한다는 게 너무너무 허무했다.
후회할 거라는 거 분명히 알면서도 그랬다.
그냥 실패, 포기, 도망이라고만 안 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될지 안 될지 모르는 꿈과 눈앞에 보이는 작은 희망 중 후자를 선택한 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혼란스러웠던 6개월
이토록 나 자신에게 확신이 없던 날도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많은 일이 있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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