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ini daily life

신사동 / 홍차전문점, 티이_티코스 후기

TureBest 2022. 11. 20. 23:15

오랜만에 언니랑 바깥나들이를 했다.

요즘 들어 계속 집, 외근, 집, 외근, 집, 외근이어서 정신 상태가 점점 미치기 일보 직전이라 힐링이 필요했다.

 

언니가 찾아서 예약한 곳은 신사동의 홍차 전문점, [티이]이다.

 

티이

주소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20 1층

영업시간 : 매일, 11:00 - 22:00

주차 불가

 

 

운전해서 가려다가 신사동이라고 그래서 바로 생각을 접었다.

나 같은 초보에게 강남은.... 두려움의 장소... 차로 가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주차할 장소도 마땅히 없고, 가끔 단속이 나온다고 하니 맘 편히 지하철 타고 가는 게 좋다.

신사역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날씨도 따뜻해서 오히려 좋았다.

 

홍차 전문점, 티룸이라고 해서 유럽풍 인테리어라거나 또는 너무 동양적인 곳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카페이다.

바깥 테라스 자리 하나, 창가 자리 하나가 있고, 티코스 예약석 4자리 정도 있다.

가게는 작은 편이다.

 

 

귀여운 호랑이 차총

 

우리가 오늘 예약한 티코스는

 

티코스_1시간 30분 (1인, 39000원)

싱글티 (가을 녹차, 호지차, 12년 백차, 목련꽃차), 밀크티, 패션후르츠 루이보스 티

호박 홍시 요거트, 가래떡 튀김, 크루아상+홍차+사과, 김부각 샐러드

 

기본 메뉴에서 몇 가지를 추가해서 종류가 많았다.

언니가 예약해서 어느 메뉴를 추가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엄청 다양하게 마시고 먹어본 것 같다.

 


처음으로 맛본 가을 녹차와 곶감.

녹차는 봄이나 여름 녹차만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가을 녹차라니 신선했다.

봄에 딴 녹차랑 가을에 딴 녹차가 뭐가 다른지 여쭤봤더니 좀 더 억세어진다고 하시는데 떫은맛 없이 너무 부드러웠다.

 

그리고 엄청 놀랐던 메뉴인 호박 홍시 요거트.

가장 아래는 홍시, 중간층은 요거트, 가장 위에는 호박차였다.

그리고 곁들여 먹는 청양고추...

홍시, 요거트, 호박차의 조합도 놀라운데 청양고추라니... 뭐지...? 잘 어울릴까? 엄청 맵고 톡 쏘는 메뉴가 차랑 과연 어울릴까 솔직히 의심했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홍시와 호박의 맛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톡 쏘는 청양고추와의 조합이 신기한 맛이었다.

정말 매력 있었다.

안타깝게도 한 잔만 덩그러니 사진을 찍어버린 밀크티....

우바수비드 밀크티 한잔과 애플민트향 밀크티, 총 2잔을 주셨는데 향긋 달달한 행복한 맛이었다.

 

다음으로는 목련꽃차를 주셨는데 여리여리한 꽃 이미지와는 달리 생강과 비슷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물론 생강에 비해서는 약하지만 몸이 따뜻해지는 매운맛이라 생각보다 좋았다.

 

목련꽃차와 또다시 청양고추가 등장한 가래떡 디저트.

호박 잼, 레몬, 청양고추를 곁들여 먹었는데 이 조합도 굉장히 신선했다.

역시 처음 먹는 맛인데 하나도 이상하지가 않았다.

떡에 달달한 꿀이나 조청을 찍어먹는 것처럼 떡과 단 호박 잼을 먹는 것은 익숙한 듯했다.

너무 단 것에만 찍어먹으면 질릴 수 있는데 새콤한 레몬이 지겨운 맛을 잡아주고, 청양고추가 매콤하게 마무리를 했다.

 

메뉴 하나하나 정말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신 게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조합을 생각해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제일 궁금했던 크로와상과 홍차.

유럽식 홍차와 빵 디저트는 어울리는데 왠지 중국이나 한국의 홍차와 빵은 어울릴 것 같지 않아서 크로와상이 나온다고 했을 때 정말 궁금했다.

크로와상 안에 사과 조각을 넣고, 아주 진한 홍차를 적셔서 함께 먹는 메뉴였다.

맛없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차에 곁들여 먹는 다식이 아니라 차와 함께 먹는 요리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호지차와 호지밀크티.

(호지우유차라고 하면 뭔가 이상해...)

이때쯤 되었을 때 너무 배불러서 밀크티는 다 못 마셨다.

그래서 너무 아쉬웠는데.... 김 맛이 나는 호지차는 너무 맛있었다.

김부각에 호박샐러드, 딸기가 얹어져 나왔는데 이 조합도 신선했다.

 

유일하게 차갑게 나왔던 패션후르츠 루이보스 티.

이것도 단순한 루이보스티가 아니라 패션후르트청, 탄산수, 우유, 루이보스티 얼음 조합이었는데 메뉴 하나에 정성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던 차였다.

얼음이 녹을수록 루이보스티가 섞여 맛이 변했다.

얼음이 녹는 것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서 개발해 낸 메뉴인 것 같아서 마시는 내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11월 치고는 따뜻했지만 마지막이 차가운 차라서 조금 추워졌는데 계속해서 따뜻한 백차와 목련꽃차를 주셨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백차도 너무 좋았다.

차에 대해 잘 모르는 나라도 정말 좋은 차구나 싶은, 오래된 차 특유의 꿈꿈?한 향이 있기는 한데 부드러운 맛이었다.

 


메뉴 하나하나가 고민을 많이 해서 개발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신 게 보여서 감동이었다.

티코스를 예약하고 찾아간 수고스러움이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은 그런 맛이었다.

 

차()라고 하면 다도니, 예의니 그런 고지식한 재미없고 딱딱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차를 즐기기 위한 티룸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다.

티이에서는 그냥 맛있게 마셔 주세요라고 하셔서 어색하고 어려운 느낌 없이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티룸 소개해 주세요라고 한다면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티이 tea E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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