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5일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말만 들어도 낭만적인 느낌이다.
크리스마스에 주로 집에 있거나 집에 있어서 큰 의미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삿포로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지내게 되었다.
다행히 날씨도 나쁘지 않아서 눈 구경을 실컷 했다.
일본은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라고 해서 비에이 버스 투어를 신청했다.
비에이 버스 투어는 여러 상품 중에 여행 한 그릇의 버스 투어를 예약했다.
//내돈 내산 후기입니다.//
여행 한 그릇을 선택한 이유 첫 번째는 코스였다.
2019년 봄에 비에이 버스 투어를 이미 한 번 다녀왔는데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모든 곳을 가는 상품이었고, 제일가고 싶던 탁신관(자작나무 숲)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별로 관심 없는 쇼핑 코스가 없었다. (쇼핑은 알아서 할게요…..)
세 번째 이유는 상품, 코스 설명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믿음이 갔다.
07:40_출발_삿포로 역 북광장 화장실 앞
09:30_스나가와 오아시스 휴게소
10:50_세븐스타 나무
11:40_점심_비에이역
13:30_크리스마스 나무
14:10_탁신관, 자작나무 숲
17:00_닝구스 테라스
20:00 _도착_삿포로 역
07:40_출발_삿포로 역 북광장 화장실 앞
아침 일찍 헤매느라고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삿포로 역 북광장은 생각보다 훨씬 북쪽에 있다.
2022년 12월에는 삿포로 역 북쪽 출구가 공사 중이었고, 북광장 화장실은 삿포로 역 바깥으로 나가야 했다.
살짝 헤매기는 했지만 제시간에 잘 도착해서 단체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눈이 녹지 않았지만 큰 버스이기도 하고 워낙 눈 길 전문가이실 테니까… 믿고 가봅시다.
09:30_스나가와 오아시스 휴게소
창 밖에 눈이 쌓인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휴게소에 도착했다.
가이드님이 휴게소도 여행의 한 일부인데 예쁜 휴게소를 소개하고 싶어서 스나가와 오아시스 휴게소를 선택했다고 하셨다.
https://goo.gl/maps/rrPoXrDDZFf2n9AB6
파랑파랑한 스나가와 오아시스 휴게소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다고 하셔서 화장실도 안 들리고 바로 아이스크림으로 직행했다.
와플콘과 바닐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하나에 410엔이었다.
살짝 비싸다 생각했는데 진한 바닐라 우유 맛으로 진짜 맛있었다.
콘 아랫부분까지 다 들어있어 양도 많았다.
역시 삿포로에 오면 1일 1아이스크림을 해야 한다.
10:50_세븐스타 나무
그리고 다시 달리고 달려 도착한 패치워크 로드.
패치워크는 헝겊 조각을 이어 만드는 패션 기법이다.
밭마다 주기에 맞춰 다른 농작물을 기르기 때문에 색깔이 밭마다 달라지고 그 모습이 패치워크와 닮아 패치워크 로드라 부른다고 한다.
한 마디로 알록달록한 밭 길...
넓게 펼쳐진 밭 중간에 멋있는 나무가 있으면 그곳이 바로 사진 스팟이다.
여러 나무를 보러 다녔는데 첫 번째가 세븐스타 나무였다.
세븐스타 담배 회사의 광고를 찍은 나무라고 소개해 주셨다.
담배를 안 펴서 세븐스타 담배 회사도 모를뿐더러 그 광고를 안 봐서 잘 모르겠는데, 세븐스타 나무는 겨울보다는 여름에 보는 게 더 멋있을 것 같다.
넓게 펼쳐진 눈 밭을 보면서 감탄감탄을 했다.
진짜 온 세상이 하얘서 신기하고 속이 뻥 뚫릴 만큼 시원시원한 풍경이었다.
다만 한 가지 후회를 한 게 선글라스... 선글라스를 챙겨 올걸...
눈이 부셔서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이때 찍은 모든 사진이 다 찡그리고 있거나 눈을 가리고 있다.ㅠㅠ
그래도 열심히 사진 찍고 눈도 만지고, 눈에 빠지고, 재미있었다.
켄과 메리의 나무와 오야코 나무는 내려서 보지 않고 그냥 차창 밖으로 살짝 보고 지나갔다.
11:40 점심_비에이역
비에이 역에 내려서 점심을 먹었다.
가이드님이 비에이 식당 추천을 해 주셨는데, 크리스마스라 그랬는지 일요일이라 그랬는지 휴점인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가려고 했던 마사짱 스시 해산물 덮밥집은 휴점이라 못 가고, 스즈란 일본식 가정식 집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갔다.
그냥 동네를 돌아다니던 중 발견한 味枡 아지마스? 식당에 들어갔다.
멋쟁이 할아버지 한 분이 운영하시는 곳이었는데 가게 인테리어가 옛날 팝송 앨범과 영화 포스터로 되어 있어서 젊으셨을 적의 취향을 본 듯한 기분이었다.
심지어 영어로 주문을 받아주셨다.
일본어로 더듬더듬하려다가 그냥 편하게 영어로 주문했다. ㅋㅋㅋ
https://goo.gl/maps/PW6VejJpjUWPceEu7
주 메뉴는 카레 오므라이스와 함박 스테이크 카레, 돈가스 카레였고 내가 선택한 메뉴는 카레 오므라이스였다.
계란이 엄청 부드러웠고 볶음밥도 맛있었다.
처음에 가려던 식당은 아니었지만 든든하게 잘 먹었다.
13:30_크리스마스 나무
점심도 먹었겠다 다시 출발.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나무를 보러 갔다.
왜 크리스마스 나무라고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밭 한가운데 나무가 하나 서 있어 굉장히 멋있긴하다.
심지어 하얀 눈밭에 나무 한 그루라니... 카메라를 막 눌러도 작품이었다.
14:10_탁신관, 자작나무 숲
가고 싶었던 탁신관에 도착했다.
'마에다 신조' 사진작가의 사진을 전시해놓은 곳이 탁신관이다.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이 너무 멋있어서 한 번은 꼭 가고 싶었다.
자작나무 숲을 한 바퀴 쭉 돌았는데 추웠지만 너무너무 멋있어서 좋았다.
꼭 동화나 영화에 나오는 신비한 숲에 들어온 기분...
감탄사가 계속 나왔다.
계속 계속 사진 찍고, 눈사람도 만들었다.
비에이 버스 투어는 자작나무 숲 때문에 신청한 거라 숲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좋았다.
점점 눈이 오기 시작했다
15:20_흰 수염 폭포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해가 지기 시작했고, 눈이 더 많이 내렸다.
흰 수염 폭포는 온천수가 폭포로 내려오면서 일부는 얼고 일부는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파란색 빛을 띠는 물과 폭포도 멋있었지만 추운 겨울에 얼지 않는 온천수는 얼마나 뜨거울까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실 그 옆에 있던 온천 호텔에 가고 싶었다.
다음에는 꼭 빨리 준비해서 온천을 가야지.
17:00_닝구스 테라스
닝구스 테라스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5시였는데 하늘은 거의 한밤중이었다.
요정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닝구스 테라스라 이름을 붙였다는데 처음 볼 땐 예뻤지만 이번이 두 번째라 큰 감흥은 없었다.
눈이 쌓여 있었고 해가 져서 더 추워지는 바람에 길이 다 얼어 있었다.
얼음길과 계단을 살살 걸어가야 해서 힘들었다.
예전에 여기서 은방울꽃 귀걸이를 샀는데, 아직 그 작가님이 같은 귀걸이를 팔고 계셔서 너무 반가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지 않았다. 제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취향이 바뀌었어요...)
20:00_도착_삿포로 역
눈이 점점 많이 와서 걱정했는데 역시 베테랑 운전기사님이셨다.
예정된 시간에 삿포로 역에 도착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가이드님이 삿포로 맛집을 하나하나 추천을 해 주셨다.
심지어 예약까지 도와주셨는데 덕분에 너무너무 맛있는 카이센동과 칭기즈칸 양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카이센동과 징기즈칸 후기는 12월 26일 후기에 적을 예정!)
비에이 버스 투어는 코스가 비슷비슷하겠지만 여행 한 그릇에서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코스 하나하나에 시간이 여유로워서 급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늘어지지 않아 지겹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이드님이 설명도 잘해주시고 삿포로의 여러 가지 팁도 알려주셔서 너무 알찬 여행이었다.
//내돈 내산 후기입니다.//
25일 3일 차 삿포로, 비에이, 후라노 여행 끝!
'Jjini dail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삿포로 여행 5일차 / 오타루 여행 (0) | 2023.01.08 |
---|---|
삿포로 여행 4일차 / 카이센동 오구마 쇼텐 小熊商店, 징기즈칸 시미다야 しまだや (0) | 2023.01.07 |
삿포로 여행 2일차 / 마크 커피 클럽, 삿포로 맥주 박물관, 징기즈칸 (0) | 2023.01.03 |
삿포로 여행 1일차 / JR, 라멘공화국, poool 카페, 크리스마스 마켓, 테짱 맥주집 (0) | 2023.01.02 |
삿포로 여행 / 호텔 홋케 클럽 삿포로 후기 (0) | 202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