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꼭 어떤 것을 해야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웬만해서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휴가를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썼는데 외근 나가서 밤을 새울 줄은 몰랐다.
네시까지 사무실에 있다가 현장에 다섯시쯤 도착해서 저녁 내내, 밤 내내, 새벽 내내 장비 앞에 있었다.
3~4시간 걸리는 그런 검사라면 차라리 어디 가서 자고 오겠는데 1시간 또는 10분, 15분 뒤에 나오는 검사라 자지도 못하고 바쁘게 뭘 하고 있지도 않는 그런 상태로 밤을 새웠다.
게다가 생일이라고 나에 대한 예의로 오랜만에 원피스를 입었는데 너무 불편했다.
스타킹+신축성 없는 트위드+미니원피스=개불편
낮 동안이야 별로 안불편한데 이 상태로 밤을 새우니 너무너무너무 힘들었다.
당연히 화장도 못 지워서 답답하고 피곤했는데 결국에는 화장실 티슈로 대충 지웠다.
불쌍한 내 피부... 주인 잘못 만나서 잘해주지 못할 망정 혹사시키기나 하고...
새벽 1시까지는 같이 있던 책임님이랑 시간도 때울 겸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일도 하고 했다.
새벽 1시가 넘어가고 3시, 4시가 되자 둘 다 말이 급격하게 없어졌다.
눈 감고 앉아있다가 검사 끝나면 눈뜨고 확인하고 다시 검사 돌리고 다시 눈 감고 반복 xn
나중에는 머리가 안 돌아가는, 눈만 뜬 상태라 정말 기계처럼 움직였다.
다 끝나니 새벽 6시 30분이었다.
8일 17시 시작, 9일 6시 30분 종료, 총 8시간 30분
집 도착 7시, 오전 3시간 취침 후 9일 업무 시작...
정말 기억에 남는 29살 생일이었다.
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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